2009. 11. 13. 10:56ㆍ기타/정보.뉴스
우리나라는 반도체, 자동차 등 주요 수출 상품의 선전에 힘입어 올해 4백억 달러라는 사상 최고의 무역수지 흑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11월 4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흑자 누계는 3백45억8천3백만 달러로, 연말에는 4백억 달러 선을 무난히 넘을 전망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연간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사상 최초로 일본을 앞지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 상반기에 기록한 2백66억 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2위를 차지하면서 사상 최초로 일본(91억 달러)을 추월했다. 일본은 9월까지 무역수지 흑자가 1백10억 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하반기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대로라면 연말까지 흑자 규모가 2백억 달러 선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이처럼 무역 강국인 일본보다 앞선 무역수지를 기록한 데는 높은 원·달러 환율에 따른 가격경쟁력 향상, 시장의 다변화, 수출 품목의 다양성이 크게 작용했다. 첨단산업, 선진국 수출 위주의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과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판매시장을 넓혀 선진국 중심으로 닥쳐온 금융위기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부존자원이 빈약한 탓에 원료 등 1차 생산품 수출 비중(1.9퍼센트)이 미약하지만 조선(10.2퍼센트), 일반기계(8.8퍼센트), 자동차(8.3퍼센트), 반도체(7.8퍼센트) 등 제조업 중심으로 다양한 수출 품목을 보유해 선진국 수요 감소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았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국내 주요 제조업체들이 일본과 필적하는 경쟁력을 갖춘 것도 무역수지 흑자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삼성전자의 권오현 반도체사업 담당 사장은 삼성이 반도체 분야에서 성공을 거둔 요인으로 불황기에도 호황기에 대비하는 과감한 투자, 불황기의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제품의 차별화와 에너지효율 증진, 고수익 제품 생산을 통한 투자 여력 확보를 꼽았다. 권 사장은 “삼성은 반도체시장의 역성장기에 사업 경쟁력의 기반을 강화함으로써 세계 D램시장 점유율을 지난해 29퍼센트에서 올해 36퍼센트로 끌어올리고, 낸드 플래시 부문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40퍼센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우리 기업의 위기관리 능력은 탁월했다. 여전히 글로벌 경기상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서도 우리 기업들이 보여준 저력은 한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뛰어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곽수종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도 한국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것은 한국기업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특히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조선, 자동차 등은 한국이 제조업 강국으로서 글로벌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무역수지 흑자를 내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지식경제부 강명수 수출입과장은 “높은 원·달러 환율과 엔고 현상에 힘입어 일본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내년에는 올해 같은 환율효과를 볼 수 없다 하더라도 우리나라 제품의 품질 경쟁력이 커진 만큼 일본보다 높은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무역수지 흑자는 2백억 달러 중후반대, 일본은 2백억 달러 선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출처 : http://gonggam.korea.kr (위클리공감)
글·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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