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전·현직 대통령의 만남까지 정치공세의 대상인가

2006. 11. 7. 11:01기타/정보.뉴스

김대중전대통령 사저 방문에 대한 근거없는 추측  

 

  홍보수석실

 


현직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의 기념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했다. 현직 대통령은 전직 대통령을 치켜세웠고, 전직 대통령은 국민통합을 이야기 했다. 이러한 전·현직 대통령의 만남에 대해 언론에서는 “전·현직 대통령이 당파를 초월하고 자리를 함께해 나라의 단결을 공고히 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 얘기가 아니다.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의 기념도서관 개관식에 부시 대통령이 참석한 것을 부러워하는 기사의 한 대목이다. (중앙일보 2006. 2.10)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4일 김대중 도서관 전시실 개관 축하차 김전대통령을 방문해 오찬을 함께했다. 이에 대해 야당과 일부 신문에서는 <盧대통령 ‘의존 정치’> <국정위기 ‘DJ 도움’ 요청>, <‘정권교체만은 막자’ 벼랑에서 껴안은 두 사람> <정계개편 염두 호남잡기?> <전현직 대통령의 부적절한 만남> 등으로 비틀었다. ‘상왕정치’, ‘백기투항’ 등의 자극적인 조어도 동원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인 만큼 추측보도가 걱정되기는 했다. 그러나 노대통령과 김전대통령과의 오랜 인연을 감안하면 기념도서관 행사에 축하차 참석하는 것은 기본적인 예의이고 순리에 맞는 일이다.

 

두 전현직 대통령이 나눈 대화도 이 성격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주된 대화 주제는 북핵문제와 포용정책이었다. 그 부분에 대해선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정책의 연속성이 있기 때문에 전현직 대통령이 의견을 나누는 것은 필요한 일이고 의미 있는 일이다. 두 지도자에게는 지금 당장의 정치문제보다 북핵문제 등 국정현안이 더 중요한 관심사였을 것이다.

 

당과 정치문제에 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내년 선거나 정계개편 등 정치적 주제가 끼어들 만남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만남의 배경에 무슨 은밀한 정치적 의도와 기획이 깔려 있는 것처럼 말을 만들어 내는 것은 한마디로 부정확하고 무책임한 자세다.

 

온갖 정치적 추측을 뒷받침하는 유일한 근거는 전직 대통령 사저 방문이라는 ‘형식의 파격’뿐이다. 알려지지 않은 무슨 특별한 대화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만남을 전후해서 무슨 움직임이 확인된 것도 없다. 노대통령이 이런 ‘파격 행보’를 한 것을 보면 무언가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막연한 추측 외에는 다른 근거가 없다.

 

당초 노대통령은 김대중전시관 관람하기 전에 김전대통령과 차를 마시고 환담하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김전대통령 쪽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차만 마시고 갈 것이 아니라 식사라도 하자는 제의가 있어 오찬이 마련된 것이다. 노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경직된 대통령문화를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초청을 흔쾌히 받아들인 것이다.

 

사실 형식의 파격 문제는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김전대통령 사저 방문은 이미 2003년 6월에도 검토된 적이 있었다. 당시 노대통령은 현직 대통령이 부담없이 전직 대통령의 사저를 방문하는 대통령 문화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취지에서 검토를 지시했다. 그러나 김전대통령 측에서 격식에 맞지 않는다며 김전대통령이 청와대로 방문하겠다는 뜻을 밝혀 청와대 만찬으로 결론이 난 바 있다.

 

노대통령은 당선자 시절 야당 당사를 방문한 적이 있고, 대통령 취임 이후에는 직접 국회 연설을 한 경우도 여러 번이고 국회 지도자들과의 대화를 위해 방문하기도 했다. 제헌절에는 국회의장 공관을 방문해 헌법기관장들과 식사를 하기도 했다. 모두 다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런 일련의 흐름과 김대중-노무현 두 지도자의 인연을 놓고 보면 전직 대통령 사저 방문이라는 형식에 무슨 정치적 의도를 붙일 일이 아니다.

 

우리 언론도 이제는 정치공학적 시각에서 무리하게 기사를 만들어 내려는 유혹에서 벗어날 때가 됐다. 이면에 대한 독특한 해설, 정치적 분석도 다 좋다. 그러나 언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사실이다. 정확한 사실이 빠진 해설과 분석은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결국 언론의 신뢰도는 떨어진다.

 

전현직 대통령의 인간적인 인연과 자연스러운 만남마저도 정치적으로 매도되는 각박한 정치환경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주제 : 청와대 "각박한 정치환경 개탄스러울 뿐" [미디어다음]

출처 : 청와대 블로그
글쓴이 : 청와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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