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1. 6. 11:09ㆍ기타/정보.뉴스
안보정책 흔들기 너무 심하다
홍보수석실
그간 일부 언론은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자신들이 필요한 부분만 떼내어 소위 학계 전문가를 동원해 비판하고, 해외언론이 이를 기사화하면 그 기사를 받아 다시 보도하는 ‘널뛰기식 부풀리기’의 패턴을 보여왔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국민과 관련국에게 보도내용을 자꾸 해명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되는데, 이것이 우리 정부의 신뢰도와 입지에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결국 국력 낭비와 국익을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특히 ‘한·미 동맹’은 그 성과에도 불구하고 항상 ‘우려와 불신’ 등 일방적 비판으로 점철되고 있다. ‘국적없는 언론’이라는 비판도 이런 연유에서 비롯된 것이다.
노 대통령은 2일 서울 양재동 코트라 사옥에서 열린 외국인 투자유치성과 보고회에 참석해 “우리 국민들이 평화를 원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전략에 대해 높은 수준의 이해를 갖고 있기 때문에 평화의 전략과 동아시아 통합의 전략은 거역할 수 없다”며 “북핵문제를 해결함으로써 동북아의 새로운 평화체제를 모색할 것이며, 이는 앞으로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요지의 연설을 했다.
조선일보 등은 이날 연설 내용에서 △핵위협을 과장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현재로는 남북 간 군사적 균형이 깨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언제나 (대북 군사적) 우위를 유지할 것이다 △북한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지해 나갈 것이다 등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앞뒤 설명을 자르고 보도하면서 대통령의 ‘현실인식’과 ‘안보의식’을 비판하고, 심지어는 그것이 “안이한 북핵관을 가진 참모진의 ‘인의 장막’에 둘러싸여 현실인식과 판단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연 그런가. 대통령의 이날 연설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현실인식 기초로 구체적 상황과 전략 분석 필요
(1)핵위협 =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는 우리 안보에 대한 위협 요인이다. 특히 핵실험으로 안보위협 요인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고 생각한다”고 명확한 현실인식을 보여주었다. 다만 “중요한 것은 과장하지 말아야 한다. 왜 만드는가, 사용할 것인가, 북한이 이 핵무기를 가지고 한반도를 선제공격할 것인가, 이런 문제를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구체적인 문제를 제기했다.
이 발언의 취지는 ‘핵위협의 현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위협에 대한 우리의 대응을 위해 구체적인 상황과 전략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기초적인 ‘문제 제기’도 없이 핵위협에 대한 대응이 나올 수는 없다. 주식시장이 안정을 되찾고 경제가 안정화되고 있는 것은 정부와 국민의 ‘안보 불감증’ 때문이 아니라, 핵실험 이후 이런 문제들에 대한 나름의 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한국 우위 군사력 균형 유지
(2)군사력 균형 =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 핵실험을 한 단계, 또 앞으로 핵무기를 개발해 나간다면 한반도에서 군사적 균형이 깨질 것인가, 북한이 일방적으로 도발할 수 있을 만큼 군사적 균형이 깨질 것인가. 현재로는 깨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이 군사적 균형은 유지해 나갈 것”이라면서 “한국군의 역량으로 한국 국민의 역량으로 유지해 나갈 것이고, 아울러서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한·미동맹의 역량으로 나아가서는 국제사회의 역량으로 이 군사적 균형이 파괴되지 않도록 할 것이며, 한국은 그렇게 대비할 만한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고, 언제나 우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적했듯 북한의 핵실험과 핵 공격 능력 여부는 따져보아야 한다. 핵실험을 했다고 핵공격 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인가. 그러기 위해선 몇 단계가 더 필요하다.
군사력 균형은 우리의 역량과 한·미동맹의 역량, 그리고 국제사회의 역량으로 유지해 나갈 것이다. 미국은 이번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핵우산 제공’ 공약을 구체적으로 재확인했다. 미국의 핵전략은 NCND를 기본으로 한다. 따라서 핵 보복을 작전계획에 명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통일정책과 안보정책은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3)대북관계 우호 유지 = 대통령은 “군사적 균형의 토대 위에서 평화가 유지되는데는 또 하나의 조건이 있다. 관계가 좋아야 한다. 우리의 자유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북한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유지해 나갈 것이다. 어떤 가치도 평화 위에 두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안보정책으로 안 되는 부분을 통일정책으로 채우겠다는 논리”라면서 “평화를 지키는 것은 군사적 억지력이지 대북 유화책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먼저 안보정책과 통일정책이 동떨어진, 다른 것일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든다. 소극적이고 협소한 의미, 국방정책 차원의 안보정책이라고 한다면 이해가 되나, 일반적으로 안보정책은 통일·외교·국방 정책을 포괄하고 있는 최고 수준의 정책으로 이해된다.
대통령은 또 “군사력 균형의 토대위에서 평화를 유지하는 또 하나의 조건으로서 북한과의 우호 관계”라는 발언을 통해 군사적 억지력을 분명한 전제로 하고 있다.
이날 연설은 북한 핵 문제로 불안해하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대통령으로서 우리 정부의 평화 의지와 평화관리 능력을 객관적으로 설명하는 자리였다. 이들에게 한반도 정세에 대한 확신을 심어줘 불필요한 오해와 불안을 없애주기 위해서였다. 조선일보는 이런 자리에서도 핵위협을 과장하고 북에 대한 대결주의를 강조하자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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