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와 고추푸대
우리의 옛 선조들은 겨우내 고의춤에 갇혀
바깥 구경을 못한 거시기를 해동이 되고 날이
바람을 쐬여 부샅(음랑)에 습을 제거하고
자연의 정기를 받아 양기를 강하게 하였는데...
이름하여 이를 "거풍"이라 하였다.

삼돌이가 어느 날 무료하여 돗자리를 들고
아파트 옥상으로 책을 보러 갔는데...
봄볕이 너무 좋아 마침 옛 선조들의 "거풍"의식이
떠올라 아랫도리를 내리고 햇볕과 봄바람을 쐬인 후
그대로 누워 책을 보다가 그만 춘곤을 못이기고
잠이 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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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랫 층에 사는 삼월이가 이불을 널려고 올라 와서는
이 광경을 보고 감짝 놀라 비명을 지르며
"어멋...뭐하는거에요? 삼돌씨..???"
삼월이...외마디 소리에 화들짝 놀라 일어나 당황과
민망스러움에 상황 수습을 못하고 한다는 소리가
"시방 고추 말리는 중인디유"...
삼월이가 삼돌이의 어이없는 대꾸에 피식 ~ 웃더니만
치마를 걷어 올리고 속곳을 내리고는 삼돌이 옆에
눕는게 아닌가!!!
"아니~ 남녀가 유별한데...
뭐하는 짓이래유? 시방..???"
"나두 고추 푸대 좀 말릴라구유"ㅠㅠ

그날 오후...
엘리베이터 안에서 둘이 공교롭게 마주 쳤는데!!!
삼돌이...지난 일이 민망하여 먼 산 보기를 하는데...
삼월이가 옆구리를 툭~ 치며 하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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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다 말렸으면 푸대에 담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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