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한미FTA, 대통령이 최종 결정 내릴 것"

2007. 3. 30. 14:28기타/정보.뉴스

<노무현대통령 카타르 동포간담회 전문>

■ 노 대통령 모두발언 전문

여러분, 반갑습니다. 여러분들 이 자리에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통령 얼굴 한번 본다고 생길 것도 없는데 반가우시죠? 저도 여러분들하고 꼭 무슨 볼일은 없지만 그냥 보니까 좋습니다. 해외 방문을 하면 외교부에서 우리 동포들이 적게 사는 곳에서도 간담회 일정을 잡습니다. 처음에는 왜 그런가 했는데, 동포분들을 만나볼수록 설명듣지 않아도 이해가 갑니다. 그저 보고 싶은 겁니다. 여러분 뵈니 반갑구요. 대통령 얼굴 보니까 고향 한 번 같다 온 거 같으시죠. 그래서 이 자리가 좋습니다.

그동안 교류가 뜸했던 때가 있었고, 제가 대통령 된 뒤 근래 들어 기름값이 올라서 가스도 오르니 우리나라가 중동에 돈을 엄청 씁니다. 중동에 약 85% 의존하는데 중동을 비롯해 대통령 취임할 때쯤엔 약 230억불을 에너지 비용으로 지불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는 540억 불 지불했습니다. 300억 불 이상 늘어난 거죠. 우리 돈으로 하면 30조원이 훨씬 넘습니다.

중동에서 흘린 땀은 1인당 국민소득 2만불 시대 일군 동력

그런데 다행히도 한국인이 정말 놀라운 것이 어느새 중동에서 배도 맞추고 카타르 배를 많이 맞추거든요. 조선으로 돈 벌고 건설 회사가 와서 열심히 플랜트 사업도 하고, 플랜트는 선진국만 한 줄 알았는데 우리도 하는 것을 보면 선진국이 된 겁니다.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불이 됩니다. 환율이 내려가서 그런 것도 있기 때문에 사실 자랑을 못합니다. 제가 처음 취임할 땐 환율이 1,200원 수준이었는데 요즘엔 930원∼940원 수준입니다. 가만 있는데 국민소득이 올라가는 겁니다.

이제 제 임기동안 2만불에 들어서는데 성장에 60%가 환율 기여분이고, 40%는 진정한 의미의 성장입니다. 그래서 2만불은 환율 덕분이라고 따지면 안됩니다. 95년에 1만불이 넘어섰습니다. 그때 환율이 800원이었죠. 그 환율 수준으로 가면서 지금 2만불에 들어선겁니다. 우리 국민들이 대단한 겁니다. 어떻든 지금 중동에서 땀 흘리고 있는 여러분들이 기여한 바가 큽니다. 동포들이 있고 또 그 기반위에서 서로 기대가며 건설도 열심히 하는 분이 계시고, 예를 들면 한국의 창원공단에서는 플랜트 만드는 사람 있으니까 바로 그게 수입이 되는 거죠. 여러분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가고 있습니다.

나라 밖에서 보는 대한민국은 90점 넘어…“한국은 신뢰받는 나라”

저는 대통령 하면서 힘이 듭니다. 여론조사만 하면 항상 20, 30점이 나옵니다. 학교 다닐 땐 평균 90점을 받았는데 지금은 힘들어요. 그런데 이렇게 해외에 나와 보면 참 좋습니다. 어디에 가도 한국에 대해 90점 이상 평가합니다. 얼마 전에 이탈리아에 갔을 땐, 이탈리아 총리가 세계에서 과학기술이 가장 빠르게 발전한 나라가 어디냐고 미국연구소에 물어봤더니 한국이라고 해서, 자료를 봤더니 맞습니다. 한국이 가장 빠르게 가고 있습니다.

교육 때문에 교육부 해체하라는 분들이 계십니다. 실제로 우리 중학생 들을 대상으로 OECD에서 시험을 봤는데, 문제 해결 능력과 수학, 과학 분야에서 각각 2등과 4등, 5등을 했습니다. 대단한 거죠. 그러니 이제 사교육을 하니까 그렇다는 분이 계십니다. 어찌되었든 교육이 버티고 있는 겁니다. 초.중등학교는 공교육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대학 입시 때문에 고등학교 들어가면 인성교육이 잘 안되지만, 초.중등학교는 다양성과 창의성을 기르는 교육이 상당히 잘 되고 있습니다. 교육도 선진국이 부러워하는 실적을 내는 분야입니다. 핀란드 가니까 조금 밀렸지만 그 수준이 곧 될 겁니다. 국민들이 잘 해주고 계십니다.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어느 나라에 가도 지도자를 만나면 우리 동포 얘기를 듣습니다. 독일 갔더니 주지사가 한국사람 최고랍니다. 왜냐고 물었더니 법과 질서도 잘 지키고, 학교 가면 항상 공부 열심히 하고, 성과 좋고 지역사회에 부담을 안준답니다. 선진국에서도 아직 상류사회에 진입하진 못했지만, 곧 진입할 것입니다.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분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여러분이 바로 그 주역입니다. 감사합니다. 제 감사 뜻으로 박수 한번 칩시다. (박수)

이번 중동 방문이 골치가 아픕니다. 가는 곳마다 한국이 다 해달라고 합니다. 건설, IT, U-CITY, 플랜트 말고도 병원, 조선, 학교, 연구소 등 해달라는 것이 많습니다. 다 해줄 수 있을지 고민이지만, 그만큼 우리나라는 신뢰받고 있습니다.

교역주도권 잡지 못한 나라 강대국 된 역사 없어…통상은 국가 발전 핵심

내일 이제 저는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고민이 됩니다. FTA 때문에 난리가 났습니다. 여기도 경제보좌관이 오려고 하다가 경제수석이 왔고, 외교부 장관과 담당 공무원들과 수시로 점검하는데, 꼭 될 줄 알았는데 마지막이 참 어렵습니다. 여러분 보시기엔 어떻습니까? 한국을 볼 때 FTA를 하는 게 맞습니까? 안 하는 게 맞습니까?

세계 역사를 보면 인류 최초 문명이 발생한 것은 농경사회이고, 치산치수와 관개 때문에 국가가 발생했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그러나 그 뒤에 세력을 떨친 나라를 보면 대개 상업으로 크게 성공한 나라입니다. 특히 16세기 지리상의 대발견 이후는 확실히 상업이죠. 포르투갈이 항로 발견하면서 중동 지역이 침체됩니다. 동서 교역으로 발전하던 곳인데, 해상 항로가 열리면서 침체됩니다. 오스만투르크가 이 지역을 막아 해상로를 열었다는 설도 있고, 해상로를 먼저 열었기 때문에 무역로 가치가 떨어졌다는 설도 있지만, 그러면서 지중해 세계가 대서양으로 옮겨갑니다.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영국에 가서야 종착하고, 영국에선 산업혁명에 따라 공업붐이 일어납니다. 공업 발전 함께 상공업이 자본주의를 따르면서 영국이 지배하다가 1900년대부터 미국이 서서히 앞지르게 됩니다.

미국이 유럽을 결정적으로 앞지르게 된 것은 1차 대전입니다. 지금까지 초강대국 지휘를 누리고 있습니다. 교역에서 주도권 잡지 않은 나라가 강국 된 일은 없습니다. 여러 조건 있지만 교역이 활발해야 합니다. 독일 통일 때도 관세 문제가 없었다면 제각각 떨어져 살았을 겁니다. 국가의 성립이 관세 철폐부터 일어났고, 그러면서 독일도 강대국으로 등장했습니다. 그만큼 통상은 국가 발전의 핵심입니다.

“개방 정책 모두 성공”…외환위기, 개방 아닌 금융감독 체계 부실 탓

물론 우리도 그동안 국내 산업을 보호하면서 점진적으로 개방했습니다. 그 속도가 빠르다, 느리다 논란이 있지만, 개방은 모두 성공했습니다. 어떤 분들은 95년, 96년에 우리 종합금융사를 개방한 것, 종금사가 외환거래하도록 개방한 것이 IMF의 원인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개방 때문에 아니라 당시 금융감독 체계가 서있지 않았습니다. 관치금융이어서 시장 원리를 몰라서 일어난 것입니다. 은행도 부도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책임경영을 했다면 그런 일이 없었을 겁니다. 금융감독도 느슨했고 전부 분산됐고, 준비가 없었습니다. 권력의 속성인데, 아마 대충격이 없었다면 아직도 금융만은 관치하겠다고 우기는 권력자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 큰 충격이 있었기 때문에 민간 금융으로 일거에 넘어간 것이지 충격이 없다면 권력의 습관이 쥔 것을 놓지 않는, 저도 직접 경험해봐서 아는데 개인이 아니라 집단의 문제인데, 하나라도 쥐는 것은 안 놓으려 하는 겁니다.

한미FTA, 낙관도 비관도 장담 못해…대통령이 최종 결정내릴 것

은행장을 제가 다 임명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권력이 대단합니다. 내가 놓으면 주변 사람에게도 기회가 오고,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그것을 지난 국민정부 때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놓은 것입니다. 늦어서 외환위기에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여러 요인이 있었습니다. 길게 이야기 했지만, 개방 때문에 우리 경제가 큰 충격 받은 때는 없습니다. 한국의 개방 속도는 적절했다고 봅니다. 우리 공무원들이 철밥통이다, 놀고 먹는다고 하는데 저는 공무원에게 신뢰가 있습니다. 일을 해보니까 그렇습니다. 잘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개방 성공했듯이 지금은 FTA 시대입니다. 적절한 속도로 관리하겠습니다. 이번에도 최대한 잘 되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거래라는 것은 서로 수지가 맞아야 합니다. 오늘 제가 왔을 때도 많은 경제인이 다 성사하고 싶어 왔지만 수지가 맞아야 거래가 성립하는 겁니다. 잘 따져서 최종 시간까지 협상하겠습니다. 해외순방 오기 전에 관계 장관과 비서실 참모들과 면밀히 점검하고 이중의 견제 장치를 해놨지만, 여기서도 중요한 문제는 다 보고받습니다. 아직은 낙관도 비관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귀국해서 마지막 보고를 받고, 한두꼭지 따야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통령이 뭘 아느냐?’ 는 분도 계시지만, 각 부처별로 이해관계가 조금 다릅니다. 장관별로 자기 건 덜 주고 많이 받고 싶어 합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부총리한테 맡겨 놓고 왔지만 마지막 결정은 전문가가 아니라 설명 충분히 들은 최종 책임자인 제가 결정 내리는 것이 더 좋을 때가 있습니다. 어떻든 잘해나가겠습니다.

“한국말 할 줄 알면 취업 유리해지도록 경쟁력 쌓는 것이 국가 의무”

여러분 모두 이곳에서 하는 일 성공하기 바라고, 정부가 뒷받침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하겠습니다. 지난번엔 아프리카에 가서 한국 기업을 뒷받침하는 정부 조직을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근 4달을 준비해서 갖춰놓았습니다. 중동에 와보니 지금까지 갖춘 것으론 부족한 것 같아서 다시 민관 합동 T/F를 만들 생각입니다. 전체적으로 분석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 열심히 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이 성공하는 것이 국력입니다. 한국도 꼭 성공하겠습니다. 한국말 한다는 것만으로 취업이 유리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국가의 의무입니다. 여기서 거래가 많고 사업이 많아져서 분주해져야 일거리가 생기지 않습니까? 거래도 활발히 이뤄지도록 하고, 외국 살다가 피곤하면 한국에 언제든지 오면 먹고살 걱정 없는 나라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점수는 별로 안 좋지만 할일은 합격점 나오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노 대통령 마무리발언 전문

여기 스포츠는 우리 부회장님, 배구가 태권도한테 밀리는 거 같네요? (웃음) 그 옆에 분은 부인이신가요? 배구 잘하실 것 같습니다. (웃음) 선수로 본 분 같았는데 아닌가 봅니다.

우리 승무원 오신 젊은 분 말씀 고맙다 대게 이야기 듣긴 했지만 실감나게 말해서 한 번 더 확인하게 됐습니다. 이 자리에 건교부 장관이 와 있습니다. 카타르에서 항공편 내달라고 합니다. 고민이 많은데, 여러분 얘기듣고 건교부 장관이 움직였을 거 같습니다. 좋은 참고가 되는 이야기 같습니다.

장기적으로 국가 인력부족 문제 해결해야

성함은 잊었는데 자동차 사업을 하시는 분 해외인력 문제에 대해서 말씀하셨는데, 관심을 갖겠습니다. 그동안 무역협회에서 해외 진출 인력을 교육해서 지원하고 있다. KOICA 같은 데서 청년 학생들을 보내고 하는데 이제 그쪽은 우리보다 어려운 나라로 가서 주로 미국의 평화봉사단처럼 봉사하고 경험 익히고 그런 경우입니다. 지원 제도를 챙겨보겠습니다.

다만 고민 하나는 우리가 지금 취학아동은 이미 줄기 시작했고 2026년 가면 이제 우리나라의 노동 인구가 줄어들죠. 그래서 우리도 인력 부족 문제를 고민해야 하는데, 반면에 고학력 취업 문제는 수요와 공급이 안 맞습니다. 월급이 낮은 쪽에는 사람이 없어서 중소기업들이 아우성입니다. 심지어 사무직과 기술직이라도 중소기업이 인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습니다. 정부가 많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초기 1년간은 월급 절반을 지원하고, 인턴십에 지원하고 많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차츰 고학력자들이 중소기업 쪽으로 눈을 돌리는 거 같고 혁신형 중소기업 많아지고, 단순 반복 노동이 아니라 기술 위주로 변화해서 그 문제도 조금씩 개선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아직 학력 높은 쪽이 취업 기회가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해외취업도 지원하는 건데, 장기적으로는 근본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이민 정책 조금 열려가고 있어…지금은 개방 흐름에 대비할 때

아마 우리나라도 이민을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민 문제는 법과 제도가 아니고, 법무부에서 귀화허가를 할 때, 심사를 까다롭게 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에 이민이 많고 적고 하는데 지금 심사를 완화하는 추세입니다. 문화적으로 적응하는 문제라든지 사회적 갈등, 이런 문제를 대비해야 하는데, 많은 국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물건, 자본, 정보, 그리고 사람까지 정착하는 것 같습니다. 인도적으로 봐서는 누가 어느 나라든 살고 싶다면 살게 해주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각 나라가 국가적 이익과 기본 질서, 안정을 위해 통제를 하죠. 우리도 강하게 통제하는데, 조금 열려가고 있고, 중요한 것은 젊은 시기에 잠시 해외 갔던 사람들이 보다 더 많은 경험을 쌓고, 큰 역량을 가지고 귀국하는 그런 세대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복지 제도가 잘 갖춰져 국제사회에서 경험 가진 사람이 돌아와서 새롭게 일할 수 있는 자리도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돌아오는 것이 국가의 전체 역량을 크게 키우기 위해 돌아오는 것이어야 합니다. 자제 분들도 와서 여기에서 하겠지만 한국에 와서 큰 사업을 벌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도 있고, 교류가 활발한 가운데 국가가 개방 방향으로 취해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말씀해 주신 것들을 참고해서 정책 개발에 반영하겠습니다.

여러분, 어느 나라든 대사관 일을 잘하지만 카타르 사정에 밝은 대사가 계셔서 이야기하고 소통하는 데 조금 나을 것입니다. 오늘 하지 않은 말도 대사관과 교류하시고 대사는 국내에서 여러분들 위해 해야 할 일 보고하니까, 그렇게 해서 단절된 이방인이 아니라, 한국과 항상 선이 닿아있다는 귀속감을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열심히 해주십시오. 저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출처 : 청와대 블로그
글쓴이 : 청와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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